나는야 프리니트 가보자고! 오히려 좋아!
인터넷 인간이 아니어도 한 번쯤 들어본 말들인데요.
이 말들이 밈이 되고 나서부터 어려운 상황을 마주쳐도
"가보자고!"를 외치고
예상 밖의 상황에도 "오히려 좋아!"를
외치게 된 것 같아요.
수많은 시간 속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을 마주쳤을 때
좌절하고, 불안하고, 혼란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간 모든 분들께
프니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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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프니님. 자기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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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트있는 니트생활을 꿈꾸는 프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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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열심히 니트생활자를 홍보해주고 계신 프니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니트레터는 어떻게 신청하게 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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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침 니트레터를 읽고 있었는데, 다지님이 단체 채팅방에 니트레터 신청하실 분은 신청하라고 링크를 보내신 거예요. 그거 보자마자, 헉. 지금 니트레터를 보고 있는데..? 신청 링크가 온다..? 운명..? 제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계속 고민했었지만, 항상 운명의 데스트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이거다! 하고 신청했어요.
그리고 시즌 11이 끝나고 나서 연구원님이랑 4주 정도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무업 기간에 대한 확신을 얻었거든요. 지금은 니트컴퍼니가 끝난 지 꽤 되어서 약간 해이해졌으니까, 한번 또 마음을 다잡을 필요도 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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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니트 계정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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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컴퍼니 근무를 시작하기 전, 업무를 정하잖아요. 놀고 있는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혼자 하려니까 시작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왠지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매일 업무를 인증해야 하는 강제성을 이용하기로 한 거죠. 제가 또 말은 잘 듣거든요. 그래서 매일 그림을 한 장씩 올렸어요. 그러다가 어떤 사원분이 "인스타에도 올려보세요"라고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제가 귀가 진짜 얇거든요. 그래서 곧장 계정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재미 들여서 계속하다가 중간에 정체성을 찾았어요. 처음에는 이것저것, 눈에 보이는 거 막 그렸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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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모든 정체성이 니트컴퍼니에서 시작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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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퍼니 입사 전부터 콘텐츠 관련 일을 하신건 아니였군요! 원래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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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회사에서는 회계 일을 했어요. 너무 재미없어서 거의 한 달 만에 그만두고 싶었는데 그래도 4년을 다녔어요. 그때는 어리기도 했고, 그만두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또, 주변인들에게 약간 가스라이팅도 많이 당했죠, "네가 여길 나가면 어딜 가냐, 너 스펙에 재취업 못한다." 이래서, 아무 생각 없이 ‘그런가?’ 하고 다니다가 진짜 아닌 것 같아서 도망치기까지, 4년이 걸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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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를 맞춰서 대학을 갔는데 경영학부로 갔어요. 근데 진짜 웃긴 게 이름순으로 과를 정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김씨들은 무조건 경영학과가 되고 이런 식으로. 제 성이 있는 차례는 회계학과였던 거죠. 그렇게 갑자기 회계학과가 되었는데 저는 수포자였거든요. 회계원리 전공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제가 여학생들 중에 최초로 F학점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이건 진짜 아니다, 자퇴를 하겠다고 했는데 또 엄마가 그래도 1년은 다녀봐라 하셔서.. 귀가 얇아가지고 다녀볼까 하다가 동기들이랑 친해져서 계속 다니다가 2학년 때 무역으로 전과했어요. 근데 무역도, 회계만큼이나 너무 노잼이어서 그냥 유령처럼 다니다가 졸업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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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나서는 출판사 알바를 하다가 편집자가 되고 싶어서 출판 편집을 배우겠다고, 고용노동부에 상담을 하러 갔더니 상담사분께서, 출판 쪽은 너무 박봉이라고 여자라면, 회계를 배우라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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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또, 역시 귀가 너무 얇아서, '그래 정년까지 바라본다면..!' 하고 회계를 배웠어요. 회계 자격증을 따서 그쪽으로 취업을 했죠.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우는소리를 자주 했는데, 동료 언니들이 저한테 “그만 둘 거면 진짜 빨리 발 빼야 한다, 너는 말을 재밌게 하니까 요즘 뜨는 젊은 기업에 가도 좋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었는데, 근데 그때 저는 제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20대 중반이었는데.. 그래서 '아니야, 난 여기서 그냥 65세까지 일할래' 하다가 진짜 병 걸릴 것 같아서 나왔죠. 지금 생각해 보면, 30대가 되어서야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알게 된 느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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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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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 같아요. 다행히. 원래 꿈은 중학교 때부터 방송작가가 하고 싶었거든요.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문예 창작학과에 수시를 넣었는데 떨어지고 맙니다. 그때부터 사실 인생을 좀 포기하듯이 살았어요. 그런데 시대가 많이 변해서, 이제는 굳이 방송국에 가지 않더라도 작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잖아요. 그래서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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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프니님의 무업 기간은 첫 직장을 그만둔 다음부터 시작된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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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첫 회사를 때려치우고 다른 시험을 준비했어요. 그 시험을 준비한 계기도 좀 어이가 없는데, 첫 회사에서 사람에 치이다 보니까 사람이 너무너무 싫은 거예요. 그래서 나는 이제 입을 닫고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속기사는 듣기만 하면 되고, 말을 하면 안 된대요. 이거다 싶어서, 바로 학원 가서 상담받고, 비싼 돈 주고 기계도 사고, 홍대까지 가서 새벽부터 공부를 했어요. 이때가 저의 본격적인 무업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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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가 너무 짠한데 또 웃겨요...그럼 속기사로도 잠깐 일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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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사로 취업은 못 했어요.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만, 막상 자격증까지 따고 보니 알겠더라고요. 아,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때 제 나이가 29살. 속기사가 진짜 마지막 희망이었거든요. 거기다 주변에서는 또 서른 되기 전에 확실히 진로를 정해야 된다고 하는데, 또 막상 할 게 없는 거예요.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근데 또,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회계에 발을 들였다가 6개월 만에 아니다 하고 나와서 6개월 쉬고, 일반 사무직으로 취직을 했다가 계약이 끝나고 그 다음 해에 코로나가 터진 거예요. 마지막으로 취직했던 곳에서 내년에 새로운 지원 사업 시작되면 다시 같이 일하자,라고 하셨는데 다음 해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지원 사업이 중단되고, 갑자기 실직자가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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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바쁘게 사셨군요!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서 당황스러웠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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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2020년 3월 정도였는데, 그래도 돈은 벌어야겠다, 싶어서 가까운 동네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갔다가 완전 충격을 받았어요. 그게 2019년도에 결혼을 하고 처음 보는 면접이었거든요. 기혼이라니까, 면접관이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프니의 면접 재구성]
면접관 : 애는 낳을 거예요?
프니 : 저는 믿지 않으시겠지만 딩크예요.
면접관 : 저는 그런 말 안 믿어요.
프니 : (어이없음) 그럼 왜 부르셨어요? 전화로 물어봐도 되잖아요.
면접관 : 전화로 먼저 물어보면 법적으로 안돼요.
면접관의 결론은 내조였어요. 마지막으로 저에게 “남편이 돈 잘 벌기를 바라세요.”라고 하는데 진짜 눈물을 참으면서 계단을 우당탕탕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저는 결혼을 했다고 해서 달라진 게 없었거든요. 근데 그거와는 상관없이 기혼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무례한 짓을 당하다니,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한마디 쏴주지 못하고 돌아온 내가 싫어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울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달 동안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못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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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진짜 너무하네요. 듣기만 해도 억울하고 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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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면접 공포증이 생겼어요. 또 다른 면접에 가서, 누군가 내게 또 저런 질문을 한다면 내가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이왕 이렇게 된 거, 하고 싶은 걸 한번 다 배워보자! 결론을 내리고, 그때부터 웹 소설, 전자책, 유튜브 기획 강의를 결제하고 하루 종일 강의만 듣기 시작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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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드디어 진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워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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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그렇게 배우고 싶은 거 다 배워보니까, 갑자기 또 돈이 벌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여전히 회사는 가기 싫어서 재택 알바를 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 작가, 상품 등록 알바, 콘티 알바 등등. 사실 그때 수익 최고점을 찍었어요. 회사도 없는데! 이게 되네? 하다 보니 2020년이 지나고, 2021년도 그렇게 지났어요. 그중에 꾸준히 했던 게 유튜브 콘티 작가였는데, 채널의 주제가 너무 가십, 이슈에 집중되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서 11월쯤에 그만두고, 다시 또 아무것도 안 하던 차에 니트컴퍼니를 알게 됐는데 사실, 별생각 없이 지원하게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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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니님 이야기를 쭉 듣다 보니까 니트컴퍼니 입사도 운명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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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는 니트컴퍼니가 인생의 엄청난 변환점이랄까. 사실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어요. 왜냐하면 니트컴퍼니 지원할 때 구글폼을 작성하잖아요. 지원서에 질문이 있었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기혼이냐, 애 낳을 거냐 이런 걸 안 물어보는 거예요. 그런 질문을 안 들어도 된다는 것 자체에서도 약간 마음이 열렸는데, 컴퍼니 활동하면서도 그런 걸 물어보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나이도 안 물어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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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요. 그런 부분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나를 나이나 성별로 구분 짓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서 드러낼 수 있다는 것. 지금은 프니(프리니트)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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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관종이라는 것. 사실 예전부터, 아 나는 내적 관종이 맞다! 생각하곤 했는데, 실제로 인스타툰을 시작하고 확실히 알았어요. 내가 올린 콘텐츠에 좋아요 숫자가 늘어나고, 댓글이 달리고, 댓글로 수다 떨고! 관심받을 때마다 너무 재밌고, 짜릿하더라고요. 니트컴퍼니 업무할 때도, 업무 인증 글에 댓글이 많이 달리면 자기 전까지 기분이 좋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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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에 독립출판도 도전해 보셨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쓰신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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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운전면허를 땄는데 그 과정을 담아봤어요. 제가 돈 아끼겠다고, 학원 대신 독학으로 준비를 했거든요. 기능 시험 4번 떨어지는 동안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은 책인데, 책을 만들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험 한 번에 합격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많이 떨어질수록 저한테는 콘텐츠가 쌓인 거였더라고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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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그림이 아니라 글인 것 같아요. 결국, 저는 ‘글’로 돌아오더라고요. 이것저것 다 해봐도, 결국 계속하고 있고, 잘 하고 싶은 것은 글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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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셔서 24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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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들쑥날쑥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알바를 하고요. 알바에 가지 않는 날에는, 인스타툰을 그리고, 유튜브 브이로그도 만들고, 브런치에 글도 씁니다. 쉬는 날에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하루가 너무 빨리 끝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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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자로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영역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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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연한 계기로 컴퓨터 강사를 해본 적이 있어요. 장애인분들이랑 노인분들 대상으로 하루 종일 엑셀, 파워포인트, 한글 프로그램을 알려드리는 일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찐 인프피(INFP)에다가 나서는 거 싫어하는 제가 강의를 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데요. 당시 협회 사무처장님이 저를 불러서, 잘할 것 같다고, 아마 정말 재밌을 거라면서 그냥 해보라는 거예요. 저는 또 역시.. 귀가 얇으니까, 그래.. 내가 언제 강의를 해보겠냐, 하고 했는데 세상에.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어요. 저는 제가 가진 능력이 1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작은 1이 그분들에게는 10의 재미가, 즐거움이 될 수도 있구나!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좋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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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강의는 너무 재밌고 뿌듯했지만 그보다.. 나중에 해보고 싶은 일은 따로 있어요. 지하철을 타러 갈 때마다, 개찰구 안팎으로 의자에 항상 노인분들이 앉아계시거든요. 그분들을 볼 때마다 생각해요. 저분들도 열심히 사셨다가 지금은 아예 무업 상태가 되신 거고, 어떻게 보면 우린 모두 무업 동지인데 저분들이랑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게 뭔가 있지 않을까? 해서 가까운 미래에는 그분들과 콜라보 해서 제가 무언가를 알려드린다거나, 만들어본다거나, 재미있는 일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앞서 강의를 했을 때 알게 된 건데, 제가 시니어 분들과 합이 생각보다 좀 잘 맞더라고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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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요. 되게 애매해요. 제가 생각하는 제 인생의 공백기는 첫 회사 나오고 1년 동안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진짜 하루 종일 나 딴 거 할까, 회사 다닐까, 딴 거 할까, 회사 다닐까 이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했어요. 무슨 터키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진짜 그때 스스로가 너무 싫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복잡하고, 불안하고, 망설였던 그때가 있었기에 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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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의 프니님은 무엇을 바라며 공백기를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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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20대 때 저는 굉장히 의존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적성이나 관심사를 스스로 찾아봐도 좋았을 텐데, 부모님 말을 너무 열심히 들었죠. 그래서, 저는 거의 30살이 될 때까지도, 저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도서관에 앉아서 인생은 뭘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뭘 할 수 있을까.. 의식의 흐름으로 생각하다가, 종이 위에 내가 정말 할 수 없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봤거든요? 그때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런데도 그때는 용기가 부족해서 한 발짝을 나아가질 못 했어요. 그래서 그때는 누가 옆에서 너 괜찮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도전해 봐,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내가 또 다른 길로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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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그때만큼 혼란스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제는 100% 확신이 생겼거든요. 저는 창작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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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와 미래의 프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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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공백기의 나에게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쓸데없이 온갖 걱정 다 하다가 지쳐서 맨날 누워있어서 시작을 못했었거든요. 그리고 음, 미래의 나는 잘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잘 하겠지 뭐. 근데 또 그렇다고 지금도 걱정을 안 하고 사는 건 아니거든요. 미래에도 그러고 있을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네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과거든 미래든 걱정은 덜 해라! 이 말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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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지금은 프니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시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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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들로 수익을 제대로 창출해 본 적은 아직 없어서 애매하긴 한데, 일단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공백기의 기준이 돈을 번다, 안 번다 일 수도 있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아니다 일 수도 있고 해서 후자의 기준을 적용하면 공백기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프리랜서로 가기 위한 준비 단계인 것 같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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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기간인 것 같아요. 올해 여러 가지 해봤는데 한 번도 안 해본 것들을 되게 많이 해봤거든요. 그중에 인스타툰 작가님들과 DM으로 소통하다 만난 것도 기억에 남는데요. 저는 진짜 낯을 엄청 가리는 사람인데,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도 3시간 동안 제가 떠들고 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고, 가끔 지칠 때는 재미있다, 잘 보고 있다.라는 댓글 하나에 힘이 나고. 그런 제 모습이 또 신기하고. 아무튼, 나에 대해 더 알아가고, 확신을 얻어 가는 시간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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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NEET CONFERENCE - 공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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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생활자에서 활동 3년만에 컨퍼런스를 엽니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시도를 했던 2022년.
기존의 '무업청년들의 가상회사놀이 - 니트컴퍼니'와
니트컴퍼니로 만났던 청년들의 활력을 다양한 도전으로 이끌게 된 '가상투자회사 - 니트인베스트먼트'
고립청년들의 사회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보는 '관계전문회사 - 니트오피스'
를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시즌제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무업기간에도 내 일로 연결되는 온라인 플랫폼 '닛커넥트'를 런칭하였습니다.
이 다양한 시도들은 모두 '어떻게 무업상태의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의 실험들이었고, 매번 연결된 사람들의 다정함이 다음을 상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그 다정한 시간들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그 시간과 경험들을 엮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일시 | 2022.12.16(금) - 2022.12.17(토)
장소 | 마루360 지하1층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172)
대상 | 무업청년, 관심있는 누구나
니트레터 구독자 여러분! 컨퍼런스에서 만나요: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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