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랜만이네요.
한달이면 충분히 쉬고, 그동안 했던 인터뷰들도 잘 정리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한달이 참 빠르네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라는 속담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을 일에 대한 것이라고 하죠.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고민을 해서 고민을 줄일 수는 있다고 하는데요!
방법이 궁금하신가요?
파도님의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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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파도님. 자기소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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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니트컴퍼니 시즌 5에 참여했었던 파도입니다. 컴퍼니는 실명으로 참여했었는데 닉네임 써보고 싶어서 파도라고 지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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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트레터의 첫! 해외니트십니다😎. 지금 외국에 계시다고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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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한데, 지금 교제하고 있는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을 때 만났어요. 그 친구가 교환학생이 끝나서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마침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하면서 한번 가볼까 하고 왔어요. 큰 계획 없이 왔는데 어쩌다 보니 비자 기간을 거의 꽉 채워서 있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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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그럼 몇 개월 정도 체류하고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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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무비자로 6개월 정도 체류가 가능한데 지금 4개월 정도 됐어요.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해서 겨울옷을 하나도 안 가져왔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런던이 춥더라고요. 친구들이 옷을 기부해 줘서 그런 걸로 입고 다니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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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하고 있어요. 사실 관광도 좀 귀찮아서 본격적으로 하기보다는 공원 산책하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장료가 무료여서 구경 다니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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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파도님께는 지금이 두 번째 공백기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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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두 번째 공백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근데 첫 번째 공백기가 굉장히 길었어요. 대학 졸업하고 전공 관련 공무원을 5년 정도 준비했었거든요. 공백기를 오래 보내면서 알바나 인턴을 잠깐씩 하다가, 정규직으로 입사한 건 작년이 처음이었는데 거기서 많은 일들을 겪어서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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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에서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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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정말 한 줌만 한 회사였거든요. 20명도 채 안 되는 소소소소소기업이었는데 저 퇴사하고 나서 한 10명이 줄줄이 퇴사를 했어요. 임금체불이라던가 부당 해고 같은 법적인 불이익을 당한 건 아니었는데 당황스러운 일이 너무 많았어요. 근데 제가 정규직 생활은 처음이어서 원래 회사 생활이 그런 건데 민감하게 반응한 건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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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제 생각이 나지 않네요. 올해 퇴사했다는 느낌이 잘 안 나요. 한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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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두 번째 무업 생활은 즐거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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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즐기면서 하고 있었는데요. 여기 와서 여행을 열심히 다닌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심심한 거예요. 남자친구는 학교 다니고 일 다니고 바쁘고 영국엔 친구가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관광비자로도 할 수 있는 활동을 신청했었거든요. 근데 거기서 또 안 좋은 일이 있어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느낌으로 지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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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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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나머지는 공원에 갔다가, 갤러리 한번 가고, 걸어 다녀요. 딱히 여행을 간다기보다. 요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거리가 되게 예뻐서 구경하기도 해요. 루틴이 사라져가지고. 하루에 뭘 할까? 그날 오전에 한번 생각해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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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궁금했던 게 있는데 니트레터 진짜 많이 읽거든요. 똑같이 무업 기간을 보내고 있어도 다른 사람들 보면 그래도 자기만의 할 게 있는 느낌. 지난주 레터는 귀가 얇다고는 하셨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신 거잖아요. 근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런 게 없는 것 같아가지고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요.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게 원래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진 않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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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는 무업 기간에 정작 저는 아무렇지 않은데 사람들이 맨날 물어봐요. 뭘 좋아하고 하고 싶냐고. 사실 구직할 때 아무 데나 다 넣어보는 거지 자아실현을 위해서 하던가, 회사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저런 말을 들으면 아직 불안하지 않은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어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좋아하는 게 있는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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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파도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저번에 시즌5에 같이 참여했을 때 생각이 나는데, 환경 쪽에 관심이 많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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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환경 아무 말 클럽이라고 환경 관련해서 아무 말이나 해보자 이런 클럽을 운영했었고, 비건,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관련 기업에 입사를 한 거였거든요.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건들이 있고 나서 이제 직업은 그냥 돈을 버는 것이지 다른 의미까지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취미나 관심사는 여가시간에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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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컴퍼니 시작하기 전에 이미 공시 생활을 끝내셨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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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공부는 안되겠다, 회사를 가봐야겠다 싶어서. 근데 친구들은 이미 다 취업해서 대리 달고 과장 달았는데 걔네들한테 자소서 어떻게 쓰냐고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너무 막막한 거예요. 그래서 청년 관련 홈페이지 자주 들어갔거든요. 그때 거기에 니트 컴퍼니 모집공고가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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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먹고 바로 취직을 하신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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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근데 마음먹기까지가 한 5년 걸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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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의 공백기와 그때의 공백기가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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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어디든 꼭 구직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강했어요. 사실 컴퍼니를 하면서 구직 의욕이 올라갔다기보단 개인적으로 경력 자체가 없었으니까 어디든 한번 가보고 싶었던 게 컸어요. 그래도 공무원 준비할 때는 아무 자극도 없다가 니트 컴퍼니 하니까 사람들이 응원해 주는 모습에 용기가 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경력을 살릴 건 아니지만 회사 생활을 경험해 봤으니까 별거 아니네, 그렇게까지 겁먹을 일이 아니었구나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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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지금의 시간이 더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고민을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전에는 제 관심사 한 분야만 파서 여기로만 취직을 하겠다! 영업, 마케팅 이런 식으로 직무도 나름 설정하고 그랬는데 이제 그전 분야는 쳐다도 보기 싫어서 아예 새로운 걸 학습해서 새로운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연애를 시작하면서 만약 내가 한국에서 살게 되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되고, 외국에서 살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되고 이런 변화도 생겨서 고민이 더 많아졌어요. 양이 많아졌다기보다는 종류가 다양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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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보면, 많은 걸 돌아볼 여유가 생기신 것 같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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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그때는 한 개만 딱 봤는데 지금은 다양하게 생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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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제일 커요. 그것 때문에 공무원 준비를 했었던 거고, 안정된 환경에서 오는 안정감을 좋아하고 항상 추구해왔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개인적인 희망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거나, 해소가 되지 않는다면 그 불안감을 최대한 작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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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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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조금만 느끼게 하는 나만의 방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거고, 과거는 이미 흘러간 거니까 그거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구직을 할 때도 불확실성에 무게를 많이 뒀거든요. 사실 한국에 다시 가려고 했던 이유도 간호사 준비를 해볼까 싶어서 12월에 원서접수가 시작되면 해보려고 했는데, 영국에서 지내다 보니까 너무 불확실성에만 초점을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선택하는 직업으로 오랫동안 일하게 될 수도 있는데 한 가지 기준으로만 결정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좀 더 머무르기로 했고, 계속 고민하면서 불확실성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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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백기 맞기 전과 지금이 달라진 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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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를 맞기 전엔 나름 퇴사를 하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는데 실제로 공백기를 가지니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근데 예전 같았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지금은 그렇게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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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는 걸 좋아해서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딴다든지 아니면 다른 자격증을 따볼까 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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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요. 오히려 속해있는 상태에서 소속을 벗어나는 그때가 더 불안한 것 같아요. 실제로 소속이 없어진 이 후보다. 공백기에 새롭게 시도해 보신 것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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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신만만했었거든요. 런던에 있는데 여기는 대도시고, 영어를 쓰잖아요. 제가 아예 모르는 언어도 아니고 되게 당연히 살 수 있지! 하고 자신만만했는데 의기소침해지고 있어요. 영주권이 있는 게 아니니까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거든요. 언어장벽도 있는데, 지금 자원봉사하는 곳이 주영한국 문화원인데 방문자분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제가 능숙하게 말을 못 하더라고요. 현실을 깨달아 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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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파도가 있는가 하면 잔잔한 파도도 있잖아요. 잔잔한 파도라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니까.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달이 돌고 있다는 것도 모르잖아요. 지구랑 달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처럼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조금이나마 나름대로 다들 무언가를 하고 있잖아요. 무업 기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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