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도 산책을 좋아하시나요?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져서 걷기 무척 좋답니다. 미세먼지는 심하지만요🤧
고민이 있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나가서 걷다보면
어느새 한 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눈 앞의 풍경에만 집중하게 되어서
산책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꾸준히, 나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걷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비록 먼 길을 돌아가더라도요
오늘은 먼 길을 돌아 나를 찾아가고 계신 영걸님의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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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영걸님. 자기소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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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니트컴퍼니 시즌 12였던 장영걸이라고 합니다. 업무로는 하루에 한 번씩 천자 내외의 글을 쓰는 업무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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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신청하시면서 '멀리 돌아왔기 때문에 비로소 내적으로 성장했다'라고 느끼고 계시다고 적으신 게 인상적이었는데, 멀리 돌아왔다고 표현하신 이유가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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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적인 루트를 통해서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대학교를 나와서 취업을 하는, 보편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기보다는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유명한 대학교도 아니었고, 자퇴를 했으니까 틀에서 벗어나는 그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들이 저에게는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제 삶을 찾았다고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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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돌아온 기간을 정의 내려보자면, 제가 집을 나와 혼자서 살았던 기간이니까 대략 1년 반 정도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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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기간은 영걸님께 어떤 시간이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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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지금이 훨씬 더 부담이 돼요. 혼자 살다가 부모님과 같이 생활하니까 간섭도 다시 생기기 시작했고, 거기에 대해서 마음껏 감정 표현을 하고 싶어도 그러면 안 되잖아요. 혼자 지낼 때가 더 편했던 것처럼 느껴져요. 지금도 돌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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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대학교를 그만두게 된 이유가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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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이 불안정하다 보니까 부모님에게 등록금을 내달라고 하기도 어려웠고, 여러 사정이 겹쳐서 자퇴 신청을 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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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속이 사라지면 막막할 때도 있잖아요. 저는 대학시절이 사회에 나오는 걸 좀 미룰 수 있는 유예기간처럼 느껴졌었거든요. 그런 부분은 괜찮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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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교를 다니는 기간이 유예기간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엄격한 편이신데, 열심히 해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없이 취준생처럼 열심히 공부를 해야 했어요. 아버지의 인생을 생각해 보면 가난한 집안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셨으니까,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이해가 되긴 하지만, 대학교를 다니면서 되게 많이 힘들었어요. 제 능력 밖의 일을 해내야 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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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을 그만두고 나온 순간이 공백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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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야 될까요? 사실 공백이라고 해야 될 게 있는 건가?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직업을 가진 적이 없잖아요. 알바를 한 적은 있지만 사회생활이라고 말할 만한 경험을 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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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번째 공백기가 아직 진행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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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인터뷰 신청할 때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래서 좀 애매했어요. 대학교를 자퇴하면서도 그렇게 허전한 기분이 들지도 않았고. 근데 대학교를 다녔던 순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은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이 집에서 평생 살아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도 했었고요. 이런 불안을 느끼는 기간이 무업 기간이라고 하면, 지금도 무업 기간이겠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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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요. 사람마다 '일'의 기준이 다르고, '공백기'라고 느끼는 기준도 다르니까요. 보통의 기준에서 말고 영걸님이 생각하는 의미를 이야기해주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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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거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사회적 활동을 하는데 지장이 많은 것 같아요. 알바를 했을 때도 쉬운 일 조차 잘 못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일하기 싫어서 꼼수를 부린다는 오해를 받기도 해요. 지능검사를 했었는데 글을 쓰는 능력 외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지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까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겠구나는 생각을 했거든요. 솔직하게 말하면 일반적인 루트로 면접을 봐서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길은 포기했어요. 보통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없다는 점이 두려워요. 그래도 요즘 들어서 돈을 버는 방법, 일하는 방법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불안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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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할 만한 단어는 아직 없지만, 영걸님의 사회적 역할을 찾고있는 과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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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을 잘 이야기한다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다른 사람보다 무업 기간이 길게 지속될 거고, 자립에 대한 생각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런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제가 경험했던 일들을 많이 말하고 다니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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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으시다면, 영걸님의 일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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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도 해봤고, 한국사 과외를 잠깐 했었는데 되게 어렵더라고요. 인터넷으로 매칭을 해주는 시스템이었는데 경쟁자들이 많아서 매칭하는 과정도 힘들고, 다른 사람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과외를 하는데, 저는 아니었으니까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한 번 매칭이 돼서 수업을 해봤는데, 줌으로 하다 보니까 학생분께서 지루해하시거나 집중을 못 하시는 게 많이 느껴졌고, 설명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까 어렵더라고요. 그 이후로 매칭도 어려웠고 그때 경제적으로 많이 조급한 상황이었는데 수업으로 버는 돈이 적었어요. 밥벌이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게 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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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걸님은 주로 무엇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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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해야 되나요. 지금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불안정해요.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이 안 들게끔 유튜브를 본다거나 생각할 거리를 계속 찾는 것 같아요. 지식이나 제가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내용의 유튜브를 많이 봐요. 가끔씩 애니메이션도 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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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지식 습득이 재밌어서 보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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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기보단 저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서, 제가 모르는 또 다른 문제점이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근데 이런 식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게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계속 신경을 쓰게 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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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고요. 결국에는 다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걱정이 많아지지 해결책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공백기 동안 장애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어요. 그걸 알게 된 것 자체도 많이 돌아온 길이었는데, 처음엔 인정하기 싫었어요. 내가 이걸 인정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이랑 같은 삶을 살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잃게 되는 거잖아요. 사실 잃은 것도 많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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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라고 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장애인에 대한 생각의 연장선으로,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맣이 생각을 하고, 독립하기 전까지는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버틸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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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까도 잠깐 이야기 하셨던 것 같은데, 스트레스가 심하신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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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을 나왔다가 1년 전쯤에 은둔 고수라는 프로그램 하기 직전에 부모님 집에서 잠깐 산 적이 있는데, 그때는 부모님에 대한 분노가 쌓여서 같이 사는데도 심하게 싸웠거든요. 어느 정도였냐면 꿈에서 부모님이랑 싸우는 꿈을 꾸면 잠꼬대로 소리를 지르고 벽을 주먹으로 칠 정도였어요 그래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지금은 많이 줄긴 했는데 그래도 계속 간섭이나 훈계를 계속하시면 힘들잖아요. 어떻게 대응해야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심리 상담도 시작하고. 상담을 시작하고 난 다음에는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래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유로운 삶을 바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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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고 찾는 기간. 그 기간 동안에 제가 처한 상황을 보니까 가정 상황 때문에 힘들다, 아프다는 걸 인지하고 심리 상담도 받고, 장애가 있으니까 남들보다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여러 가지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구직에 실패했는데 그 경험들을 통해서 아직은 사회에서 일하기엔 이른 시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인정하는 시간 같아요. 성장기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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