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엄마랑 사주를 보러 가서 지어온 이름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만 알고 계세요😉. 클 태(太), 이로울리(利)를 쓰는데 이 이름이 저의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 줄 수 있대요😙.
 대외적으로는 ‘김태리 배우를 좋아해서’라고 답하고 있어요. 정말로 김태리 배우의 강단 있고, 진솔하고, 밝지만 뚝심 있는, 본인만의 신념을 가진 듯한 모습이 멋있어서 좋아하거든요. 쓰다 보니 친구들도 진짜 이름보다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개발협력에 있을 때도, 저는 PMC* 기관에서 실제 사업을 제안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했었어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정부 사업이다 보니, 실무를 담당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저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더 잘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더 좋은 방법은 없나?’라는 고민에서 일방향적인 지원이 아닌 서로에게 도움 되는 win-win의 방법으로 사람들이 직접 행동하고, 변화하게 만드는 데에는 비즈니스가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진짜 니즈에 맞춰 방법을 찾을 수 있잖아요. 좀 더 유연하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쪽 분야로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큐베이팅 센터나 엑셀러레이팅*하는 중간지원조직에 가고 싶었는데, 면접에서 다 떨어지는 거예요. 어차피 이 일을 하려면 비즈니스를 알아야 하는데, 저는 그동안 비영리 쪽에서만 일을 해와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어들일까?’ 보다 ‘어떻게 하면 주어진 돈을 더 잘 쓸까?’를 고민했거든요.

 이번에는 이왕이면 스타트업에 아예 들어가서 직접 비즈니스 마인드를 한번 배워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셜 섹터 안에서 스타트업을 찾아봤어요. 그러다가 가치관이 맞는 기업을 찾았고, 운 좋게 합격했어요. 처음에는 전략팀으로 들어갔어요. 여기서 일하다 보면 전체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서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VC*와도 소통하며 직접 제 눈으로 이들이 역할을 더 잘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결시켜나갈 수 있고!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ing): ODA(공적개발원조)분야의 사업수행기관 (출처)

*엑셀러레이팅(Accelerating) : 초기단계 기업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기업에게 자본, 경험 등 멘토링 교육을 지원하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창업을 가속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출처)

부담스러웠지만, 저에게 주어진 2개월 반을 열심히 뛰어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가 끝난 후 또 팀을 옮겨야 했고, 이번엔 운영팀으로 들어갔어요. 당시엔 짧은 기간 내에 늘 새로운 업무를 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때의 경험이 훨씬 도움 되는 것 같아요. 마케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번 보고, 사람들을 어떻게 인입시키는지, 쿠폰 같은 건 어떻게 제공하는지 이런 것들도 배우고. 운영팀에서는 플랫폼 내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세부 프로세스를 고민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전략팀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보는 것을, 프로모션 담당 때는 플랫폼 회사에서 부서들의 이해관계와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속성 과외를 받았죠.

 그리고 영리든 비영리든,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어요. ‘돈을 어떻게 하면 잘 버냐, 효율적으로 잘 쓰냐’의 문제를 떠나서 ‘고객의 문제 해결’ 관점에서 봐야 일이 잘 진행되더라고요.

네. 마지막으로 운영팀에 있다가 3월에 퇴사를 하고, 4월부터 또다시 공백기가 시작된 거죠. 그때 고민이 너무 많고 답답해서, 집 대신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어요. 근데 또 돈은 쓰고 싶지 않아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이 숙식이 제공되니까 그렇게 다른 도시로 떠나보기로 했어요. 원래는 제주도를 노리고 있었는데 떨어졌고, 그 뒤에 강릉 게스트하우스 공고가 올라왔어요. 외국인 스텝도 모집하고, 1층에 책바(bar)도 있고, 자체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곳이어서 이곳에선 단순히 게 하알 바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지원했고, 떠났어요!

내니요! 강릉에 가서 생각 정리만 잘 해오는 게 목표였는데, 막상 갔더니 재밌는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신나게 게스트하우스 스텝 생활을 했어요. 근데 게하 스텝을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저’와 ‘일’하는 제 모습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어요!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인데, 제가 모두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고민해서 새로운 체크인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더라고요! 해야 할 일이 아닌 일까지 하고 있으니까 같이 스텝을 하던 친구로부터 왜 그렇게까지 하냐, 신경 쓰고 있냐는 말도 들었지만, 저는 모두가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사람 같아요. 저한텐 이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거든요. 그리고 괴롭지만, 재밌어요!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모두가 좀 더 편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감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점이 저의 장점이지 않을까요? 그동안은 저의 장점들이 모두 단점으로 느껴졌었는데, 강릉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다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며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강릉에서 니트컴퍼니를 만난것도 덤이죠!

맞아요. 생각할 틈 없이 진짜 신나게 놀았어요. 게스트하우스 스텝이 끝난 후에는 <강릉 살자>라는 프로그램으로 두 달 동안 또 강릉에 있었고, 9월 말에 프로젝트가 끝나고 새로운 달로 넘어가기 직전, 비로소 모든 생각이 정리되었죠.

4월에서 12월까지, 9개월 동안 마음 한편에서 혼자 치열하게 고민했더니, 다행히 잘 정리가 되었어요. 게스트하우스 스텝들부터 <강릉 살자>에서 만난 친구들까지. 이들과 대화하면서, 제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한 힌트들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마지막 힌트는, <강릉 살자>에서 만난 룸메와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었어요. 이 친구는 프로그램 종료 후, 타 지역에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함께하는 사람도 좋고, 생각보다 프로그램 조건도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강릉’ 때만큼 편하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온전히 자기 자신이 편할 수 있는 상태는 저희와 함께했던 때 같다며, <강릉 살자> 친구들이 그립다는 말을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딘가에 적응을 못한다는 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경험이구나, 그냥 안 맞는 조직에 있었던 건데 나는 그 경험을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나에게서 어떤 원인을 찾으려고 할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마음이 시원하더라고요. 이후로 이 고민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미련 없이 다시 앞을 보며 달려나가기 시작했어요.

*4월에 드디어 태리님의 경험을 적은 책이 완성되었다고 해요! 궁금하신 분들은 @be_taeleeful  을 팔로우하시고, 펀딩 소식 받아보세요!

네! 그분들의 공통점은 자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분들이었어요. '내가 이걸 왜 하고 싶은지, 왜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래서 현재 나는 이걸 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런 고민들을 계속해왔던 분들이어서 그 점들이 다 선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가끔 지칠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저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면 지금 당장은 안 보이는 수많은 점들이 어느 순간 선으로 이어져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 다양한 경험은 중요하되, 완전히 새로운 건 없다는 것도 느꼈어요. 본인이 해 왔던 경험에서 새로운 것으로 계속 변화를 하는 듯하지만, 결국 과거의 일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어져서 지금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저도 미래를 향한 고민과 더불어 과거의 일들도 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일과 목표는 계속 변해왔지만, 지금 목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개발도상국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조직(사람)을 지원하는 것이에요. 분야도 다양하게 경험해 봤고, 직무도 여러 직무(기획,운영,평가)를 경험해 봤지만 제가 딱! 원하는 한 가지 일은 없었어요. 이제는 회사(또는 조직)에서 만든 포지션에 저를 맞추는 것도 지겹더라고요. 요새는 내가 직접 직업도 만드는 시대인데 나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내 방식대로 풀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결과물일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나와는 다른 사람에 관심이 많고, 타인의 관점에서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 최근에 만났던 친구들이 무슨 말만 하면 공감이 많이 된다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같은 이야기를 해도 조금 더 진심이 느껴지고, 공감이 가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요즘은 외국인들이 속해있는 커뮤니티에서 수원 화성 투어 호스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처음 봤는데도 편안하게 해준다는 피드백을 들었어요. 이런 면들이 저의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억하시는군요! 맞아요.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들어주고 조정하는 거 그리고 효율적으로 체계를 만드는 일도 잘하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일이 꼭 해야 하는 일들은 아닌데 그래도 이왕이면 모두가 편한 방법을 찾아서 시도하는 일이 재밌어요. 굳이 불편한 방법을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 문제를 찾아서 해결 방법을 찾는 적극성도 저의 장점이지 않나 싶네요😆.

음 원래부터 관심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제 경험과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는 있었던 것 같아요. 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콘텐츠였던 거죠. 보통은 글로 기록을 하는데, 그림이나 영상도 해보고 싶었어요(지금은 영상도 시도중이라고 하시네요!) 또, 회사 밖에서 제가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콘텐츠더라고요. 지금 당장은 돈도, 공간도, 사람도 없으니까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일단 시도해 보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2019년에 일로 미얀마의 스타트업들을 만나면서 너무 신나서 연차까지 쓰면서 스타트업 대표 및 중간지원조직 사람들을 인터뷰하러 다녔던 적이 있었거든요. 어떤 일을 하는지, 왜 여기서 일하는지, 어떤 경험을 거쳐 어떻게 그 문제에 관심 갖게 되었는지, 그 문제를 어떻게 풀고자 노력하는지 등 이런 것들이 궁금해서 물어봤었어요. 내가 정말 재밌어서 소중한 휴가까지 다 써가며 인터뷰를 했던 때가 생각나면서 '오 나는 이런 게 좀 재밌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듣고, 거기서 나를 또 찾고 그런 게 재밌어요. 이번에 강릉에서도 인터뷰를 했는데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콘텐츠 연습을 해보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그 과정에서 때론 흔들리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망설이고 있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요. 그냥 또라이가 아니라 조용한데 또라이같다는 말을 들으면 약간 스스로 내가 이상한가?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근데 저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 맞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래서 항상 사회에서 말하는 ‘정답’이라고 주어진 틀을 깨고 싶었어요. 한국을 벗어나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그게 꼭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렇게 저만의 길을 찾아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이 다 멋있는거예요. 그 때 ‘그래, 난 이상한 또라이가 아니라 대단한 또라이였어. 더 많은 또라이들을 만나서 같이 세상에 유익한 대단한 또라이가 되어보자!’ 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결론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려는 사람들이 잠깐 흔들릴 때, 자기 자신을 믿게끔 도와줄 수 있는, 힘을 주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제가 만든 콘텐츠를 구매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그리고 타인들의 응원이 생각보다 되게 큰 힘이 되더라고요. 저는 연예인에 빠져본 적도 없고, 무언가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본 적도 없어서 팬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 니트 컴퍼니 굿즈 숍에서 판매할 때도 닛컴 분들이 응원 한마디씩 해주시고, 왜 이걸 만들게 됐냐고 물어봐 주시고, 주변 사람이 좋아할 것 같아서 산다고 말해주시고 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보니까 생각보다 응원이라는 게 힘이 많이 되고, 의미가 크더라고요. 그걸 확인하고 나니까 저도 더 열심히 키워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이랑, SNS를 어떻게 하면 안 미루고 잘 할까, 그게 가장 고민이에요. 지금 (아주) 조금씩 수입이 생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수익화를 해볼까가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아요. 지금이 비즈니스를 직접 배우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원가를 어떻게 줄일지, 홍보를 어떻게 좀 잘해볼지, 이런 현실적인 것들이 다 고민이어서 내 비즈니스 연습을 하고 있지 않나. 연습이지만 실전이다. 일단 살아남으려면 벌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벌어야 한다. 지금은 수입이 월급만큼은 안돼서 일단 월급만큼 벌어보는 게 목표예요.

인생관까지는 모르겠지만, 무덤에 적고 싶은 말은 있어요. I do me, You do you라는 문장인데, 이 문장이 저의 가치관과 가장 닮아있는 말이거든요. 저도 저 다운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가고, 또 누군가도 그 사람만의 무언가를 계속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각자가 가진 색이 모여서 좀 더 다채롭게 연결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